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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문종합장문독해

성문종합영어장문독해 (대명사1) 8-4

 

장문 8-4

Some have preferred, like Socrates, some would prefer today, to face death rather than conceal their thoughts.

Thus freedom of thought, in any valuable sense, includes freedom of speech.

사회적 상상력의 실종(오길영님의 글에서.한겨레)

한 명민한 시인의 말대로 '나'의 내면성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다른 존재의 내면성에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자기 상처만 정색하고 들여다본다고 병이 낫지는 않아요. 남의 상처나 삶에 한눈팔고 정신을 빼앗기는 일이 필요해요. 무슨 대단한 대의나 윤리의 실현을 위해서가 아니라 일단은 자신을 위해서 말이에요. 그러면 자기로부터 충분히 멀리 갈 수 있어요."(진은영)

 삶과 문학이 깊어지려면, 그래서 고립된 내면성으로부터 충분히 멀리 가려면 "남의 상처나 삶에 한눈팔고 정신을 빼앗"겨야 한다. '나'의 내면은 언제나 다른 이의 존재와 얽혀 있으므로.

좋은 문학에서 내면성과 사회성은 대립되지 않는다. 내면성의 탐구는 깊은 사회적 상상력을 요구한다. 이 점이 좋은 문학에서 발견되는 사회적 연대의 철학적 기초이다.

한 작가가 원로나 거장이 되어간다는 것은 '나'와 우리가 맺는 관계에 대한 관심이 예리해지고, 내면성과 외부의 배치관계를 조감하는 사회적 상상력이 깊고 넓어진다는 뜻이다.

원로는 세속을 초월한 도사, 내면의 외딴방에 갇힌 수도승이 아니라, 그는 세상을 초월하는 게 아니라 더욱 세상 속으로 들어가 세상의 이치를 탐구한다.

원로에게 초월, 깨달음, 화해는 없다.

 "차분함과 성숙함이 기대되는 곳에서 우리는 털을 곤두서게 하고 까다롭고 가차없는, 심지어 비인간적이기까지 한 도전을 발견한다."(에드워드 사이드)

한국문학에는 이런 도전을 감행하는 원로가 누가 있을까?

씁쓸한 대답은 자신이 젊은 시절에 '타는 목마름으로' 외쳤던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사회적 상상력으로 풀기는 커녕 허울뿐인 "차분함과 성숙함"으로 초월해버린 한 시인의 초라한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