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성문종합단문독해

단문(명사2) 1-10 해설 동영상

교수직을 그만두면 '진짜 미친년"이 되는 신학자 현경 종신교수 :조현씨의 글 (한겨레)

그녀는 개신교 진보신학계의 명문인 미국 뉴욕 유니온신학대학에서 아시아계로선 최초로 종신교수가 된 인물이다. 달라이 라마가 주축이 된 종교간 세계평화위원회 자문위원이기도 하고, 탁닛한 스님과도 친분이 두텁다.

기도교 신학자일 뿐 아니라 환경, 평화운동가이기도 한 그는 때론 불교 명상 수행자가 되고, 샤머니즘의 무희가 되기도 할만큼 종교간 벽을 오히려 해방의 디딤돌 삼아 뛰어 넘었다.

하지만 그조차도 본격적인 이슬람국가 순례에 나섰을 때는 주위에서 모두가 안전을 우려했다. 종교간 벽을 줄넘기하듯 넘어온 그도 이슬람에 대한 '두려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가 터키에서 이스람 최고의 시성으로 꼽히는 루미(1207~73)의 22대 손녀 에신 첼레비로부터 받은 터키 이름은 '귈렌아이(웃는 달)'이다.

서구 사회가 그토록 타자화하는 이슬람 순례를 통해 그는 내면에 어떤 변화를 겪었을까. 그는 "정작 이슬람에서 애정 결핍증이 많이 치유됐다"고 고백했다. 두려움이 은혜로 바뀐 그는 오히려 무슬림 전사처럼 서구의 편견과 도그마에 맞선다.

"세상에서 핵무기를 가장 많이 가진 나라는 미국이고, 상대를 타자화하고 악마화해 전쟁을 부추겨야 유지되고 성장하는 무기업체들로부터 우리가 잘 아는 미국의 주요 정치인들이 정치자금을 받는 현실을 직시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짐승처럼 다르는 것에 대해서도 무슬림 모두가 자기들의 문제로 아픔을 느끼고 있다"며 무슬림의 아픔에 공감을 호소했다.

그는 또 "터키나 튀니지 같은 상당수 이슬람 국가가 법적으로 일부다처제를 금하고 있고, 일부다처제도 남편이 전쟁에서 죽어도 다른 남자의 첩이나 정부가 아닌 정식 부인이 돼 권리를 주장할 수 있도록 한 배려로부터 출발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란엔 여성들의 재산권이 보장 돼 있을 뿐 아니라 남편이 섹스로써 만족시켜주지 못할 때는 갈아치울 수 있는 권리까지 있어요"

무슬림들과 멋진 하모니를 이루게 된 그는 최근 남북여성평화모임인 조각보를 만들었다. 그의 책을 읽은 한 분이 그에게 "당신의 할리페('세상에 온 이유'라는 뜻의 이슬람용어)가 무엇이냐"고 묻자 그는 "이제 여성만이 아니라 남녀노소, 동물들과 식물들까지 모두가 자기답게 살며 자기의 꽃을 피우도록 돕는 것이다."

종교 간 소통으로 편견을 넘고, 헝겊으로 아름다운 조각보를 만들고, 상처로 영롱한 진주를 만드는 '웃는 달'의 눈길이 비추는 곳엔 어디나 아름다운 꽃이 피어났다.